이 여행 코스는 우붓 근처의 고아 가자부터 시작된다. 클룬쿵은 고대 황실 유적이고, 구 법원의 지붕에는 죄를 지은 사람이 18층 지옥에서 고통 받고 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고아 라와 사원의 박쥐 동굴 안에는 수천수만 마리의 박쥐가 거꾸로 매달려 있는데, 이곳은 현지인들이 성스럽게 생각하는 곳이다.

전통이 잘 유지되고 있는 떵아난(Tenganan) 마을은 양면 이카트와 종려나무 그림 등이 유명하다. 케헹사원은 발리 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양대 사원 중의 하나이니 절대 빠뜨리지 말자.

명소

1. 고아 가자(Goa Gajah)

현재까지 출토된 고아 자가의 유적은 대략 3가지로 구분된다. 고아 자가(코끼리 동굴)를 포함한 성스러운 샘물, 불교 건물 유적 등이 바로 그것이며, 그중 성스러운 샘물에는 6명의 여자가 손에 물병을 들고 있는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최근 샘물이 거의 마르면서 물은 더 이상 솟아나지 않지만, 남아있는 이끼들로 예정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은 산 벽을 따라 나있는 동굴로, 동굴 입구 밖에는 입을 벌리고 있는 조각이 새겨져 있다. 벌어진 입으로 들어가면 동굴 안은 온통 암흑천지이다.

희미하게 보이는 등불과 촛불에 의지하여 동굴을 들여다보면 그다지 크지 않고 T자형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왼쪽에서는 코끼리 신 가네샤(Ganesh)를 모시고, 오른쪽에는 힌두교의 삼위일체 신을 모신다.

매일 적잖은 참배객들이 이곳을 찾아 절하며 공양하여 종일 향불이 꺼지지 않는다.

2. 구나르사 박물관(Gunarsa Museum)

구나르사 박물관은 반다(Banda) 마을의 클룬쿵 지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발리 섬의 유명 예술가인 Nyoman Gunarsa의 갤러리이며, 2층의 박물관 안에는 그의 오래된 소장품과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개인이 사용하는 도서관 안에는 동서양의 서적, 화가의 사진 등이 있다. 구나르사는 수많은 현대 아티스트들의 사진을 찍었는데,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John Hardi와 기아냐르에서 활동하는 젊은 아티스트 Ida Bagus Krian 등이 있다.

3. 클룬쿵(Klungkung)

발리 섬 동부의 교통 요충지에 의치한 클룬쿵은 14세기 말부터 그 역사를 논할 수 있다. 당시 마자파히트 왕조가 정권을 잡고 있었는데, 이에 불만을 가진 일부 집정자들이 클룬쿵 남부에 겔겔(Gelgel) 왕조를 세웠다.

17세기에는 정치적 중심이 클룬쿵으로 옮겨져 오면서 이곳에 법원이 설립되었다. 1908년, 네덜란드 군대가 주둔하자 겔겔 왕조와 백성들은 힘껏 대항하였으나, 군함에서 쏟아지는 총과 대포를 견디지 못하고 쓸쓸히 역사의 뒷장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클룬쿵에 남아 있는 겔겔 왕조의 유적지는 구 법원 Kertha Gosa, Bale Kambang 궁전 등이 있으며,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다. Kertha Gosa 법원은 당시 최고 법원의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전통적인 클룬쿵 양식의 건축 및 회화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개방식 법정의 중앙에는 3대 3으로 각각 마주보고 있는 6개의 의자가 놓여 있으며, 당시 네덜란드인과 현지 법관들이 이곳에 앉아 죄인을 심문하였다고 한다. Kertha Gosa 법원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피라미드형의 지붕이다.

천장에는 전통 벽화가 가득 그려져 있으며, 4개의 층으로 구분되는 벽화에는 상당히 심오한 의미가 들어 있다. 제일 낮은 층은 지옥을 대표하며, 2층은 인간 세상, 3층은 신선세계, 4층은 지고지상(至高至上)의 하나님을 의미한다고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림이 매우 세밀하면서도 상당히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일 아래층이 대표하는 지옥의 연속 그림 벽화는 힌두교의 ‘목련구모(目蓮救母)’이야기와 유사하다. 비마(Bima)라는 사람의 부모가 사후에 18층 지옥으로 떨어지게 되자, 효심이 깊은 비마는 부모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지옥으로 들어간다.

비마는 지옥의 참담함과 각종 형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고,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이후 그의 ‘지옥 견문록’은 크게 유행하였는데, 후세 사람들이 죄를 짓지 않고, 혹독한 형벌을 받지 않도록 생생한 그림으로 그려 경고한 것이 바로 이 벽화이다.

구 법원의 옆에 위치한 Bale Kambang 궁전은 사면이 해자(垓字)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마치 수상 궁전처럼 보인다. 주변에는 각종 특이한 조각상이 세워져 있으며, 궁전 내부에는 개방식 건물이 있다. 건물의 천장에는 각종 도안이 그려져 있으며, 가장 낮은 층에는 현지의 전통 별자리 달력 그림이 그려져 있다. 2층에는 전통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고, 가장 높은 층에는 영웅 Sutasona의 모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4. 퉁아난(Tenganan)

퉁아난은 발리의 몇 안 되는 원주민 마을 중의 하나이지만, 이 원주민이 마을의 토박이 부족이라는 뜻은 아니다. 15세기에 회교 세력이 자바를 침공하면서 마자파히트 왕조가 와해되어 ㅇ뿔뿔이 흩어져 발리 섬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하지만 퉁아난은 이러한 역사 때문이 아닌,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는 생활 형태로 유명하다.

퉁아난은 벽돌담으로 온 마을이 둘러싸여 있어 크다고 말하기 어렵고, 또한 담 안에 102개 가구의 집이 들어서 있으니 역시 작다고도 할 수 없다. 집들은 두 줄로 비탈을 따라 늘어서 있으며, 주민들의 대부분은 전통 공예품 제작에 종사하고 있다.

이곳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한 여행자들은 이 마을을 수공예품 마을로 착각하여 ‘문화 마을’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 주기도 했지만 이 마을이 외래문화를 철저히 거부하는 곳이라는 점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표면적으로는 대문을 열어놓고 손님들과 그에 따른 수입을 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뼛속 깊은 곳에서부터 외부인들이 한 발짝조차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 어떤 가이드가 저력 6시 폐장 이후에 이곳에 몰래 들어가려고 하다가 잡혀서 마을의 사원 앞에서 밤새 꿇어앉는 벌을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행동이 합법적인 것인지 의문이 들 수 도 있지만 퉁아난에서는 마을의 규칙 국법보다 더 위엄이 있다.

퉁아난의 기혼 남자들은 결혼 연수에 따라 6개 등급으로 나뉘어 각각 임무를 수행한다. 어떤 사람들은 생활 규범을 제정하고, 어떤 사람들은 제사 항목을 책임진다. 그 규정들은 아주 조리 있고 명확하며, 순서가 있다.

퉁아난 봉쇄의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어쨌든 이로 인해 이곳은 마을 윤리를 공고히 하고 많은 전통 문화를 유지하는데 성공할 수 있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흥미를 갖는 종려나무 그림과 양면 이카트(Geringsing)는 그 중의 두 가지이다.

종려나무 그림은 먼저 날카로운 칼로 세밀하게 도안을 조각한 다음, 마카다미아넛(Macadamia nut)오일을 그 위에 발리 색을 입히면 진한 갈색의 도안이 드러나면서 볼수록 새로운 느낌의 종려나무 그림이 완성된다. 특이한 양면 이카트는 천연 식물로 먼저 염색을 한 다음, 날실을 이용하여 복잡한 도안을 완성한다.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가격도 50만~200만 Rp. 정도이다.

가보로 전해지는 이카트의 경우에는 심지어 수억 Rp.를 웃도는 경우도 있어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러한 전통 기술은 퉁아난이 옛 모습을 그대로 고수하고, 후세에 전해줄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5. 고아 라와 사원(Pura Goa Lawah)

고아 라와 사원(Goa Lawah)은 깊이 숨어있는 절벽 한 쪽에 자리 잡은 검은 동굴이다. 일단 이곳에 들어가면 동굴 벽에 거꾸로 가득 매달린 수천수만 마리의 박취를 볼 수 있으며, 박쥐 떼와 진한 악취는 감히 발을 앞으로 내디딜 수 없도록 만든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이 박쥐 떼가 마치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이 별 볼일 없는 작은 사원은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도 없는 지위를 지니고 있다.

비록 동굴 입구의 제단이 박쥐의 배설물로 덮여 있기는 하지만 이곳의 가치를 손상시킬 수 없다고 한다. 매일 수많은 참배객들이 이곳을 찾아 절을 올리고 기도를 하는데, 이들은 박쥐의 시끄러운 소리와 이곳저곳을 날아다니는 박쥐들을 전혀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곳 박쥐동굴은 베사키 사원(Pura Besakih)과 직접 연결된다고 한다. 하지만 동굴이 어둡고 박쥐들이 가득한데다가, 현지인들은 동굴 안에 전설중의 거대한 뱀인 Naga Basuki가 살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아무도 이 말을 직접 증명한 사람이 없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이 사원에 대해 종교적 경외심을 갖고 있다. 죽은 사람을 화장한 다음, 해변으로 가서 뼛가루를 뿌리고 마지막으로 박쥐 동굴에 와서 제사를 지내야 이별의식이 끝난다고 한다.

6. 케헨 사원(Pura Ke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