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발리 섬의 상징적 존재가 된 발리 댄스. 발리 댄스는 힌두교 신들의 모습들이 조각되어 있는 포즈를 연속적으로 표현해서 생명을 부여하고, 인간들과 신들이 하나가 되는 성스러운 춤. 자기 자신을 잊고 신을 위해서 추는 최고의 댄스는 보고 있는 사람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힌두교 신에게 바치는 발리 댄스에 한 발짝 다가가 보자.15~16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는 힌두교신에게 바치는 발리 댄스는 원래 오달란(의식제례)으로 행해지던 것. 그러나 오달란에서는 반나절이 걸려 추던 댄스도, 현재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1~2시간으로 단축해놓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춤이 주류를 이룬다.

기본적으로 발리 댄스는 전통적인 봉납 무용과,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웃음이 넘치는 무용, 스토리가 있는 무용으로 구분되는데, 발리 댄스가 전 세계에 알려진 최근에는 계속 새로운 창작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개성이 풍부한 그룹에 주목!

발리 댄스를 공연하는 그룹은 무수히 많다 마을 단위로 결성된 그룹부터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그룹 등 규모도 각양각색. 유명 그룹 이외에는 댄서라고도 할 수 없는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 공연하기도 한다. 낮 동안은 각자 일터에서 일을 하고, 공연 날이 되면 공연장에 모여 춤을 선보인다.

또한 그룹마다 같은 공연이더라도 댄스 순서와 공연방법이 조금씩 다르므로, 이 점에 주목해서 댄스를 관람해본다면 더 즐거운 발리 댄스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무용수의 화장을 감상하는 것도 발리 댄스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

발리 섬의 춤과 종교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발리 사람들은 영혼의 진화를 원하고 윤회의 고통은 원하지 않는다. 도를 닦는 수행이 소홀하였거나 잠깐 정지됨으로 인해 내세에서 고통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크고 작은 사원의 의식, 예를 들어 사원예식, 혼례, 화장, 가묘 의식 등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춤과 음악을 통해 신들을 모신다.

그래서 춤의 내용은 대부분 종교와 관련된 전설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여성 댄서는 몸의 곡선을 드러내는 딱 달라붙는 금색 비단옷을 입고, 자신을 공물인양 신 앞에 바친다. 춤은 발리 섬의 사람들에게 단지 즐기기 위한 오락이 아니라 신과 소통하는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볼수록 매력적인 것은, 이 신에게 선과 악이라는 두 가지 속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 발리 사람들은 선악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대부분의 춤에서는 악귀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악귀의 신통력을 과장하여 부각시키고 있다.

관광객들이 일반적으로 많이 감상하게 되는 바롱 댄스(Barong)는 악귀에게 재앙이 내려 없어졌다는 일반적인 권선징악적 결론이 아니라 선악이 영원히 대치된다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바로 발리 댄스의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또한 빙빙 돌리는 손목과 눈동자 굴리기는 발리 댄스의 핵심이다. 공연은 큰 동작 없이 상징적인 자세로 진행된다. 댄서가 옆으로 가는 동작이 어쩌면 도약일 수도 있고, 손으로 가리키는 동작은 나는 새를 나타낼지도 모른다. 상상력을 가지고 공연에 몰입하도록 하자. 발리 사람들은 일찍부터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공연을 감상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 댄스를 여러 차례 감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즐겨 보고 있다.

무대를 빛내는 댄서와 악사들은 모두 어릴 때부터 자기 부모나 스승으로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다. 발리 섬의 아이들은 모두 음악으로 충만한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되는데, 음악과 춤을 큰 스트레스 없이 즐기면서 배운다고 하니 아주 부러울 따름이다.

공(Gong)

지름 1m 정도의 청동제 악기. 무대 안쪽에 놓이며, 연주 항목 사이사이에 친다. 가믈란에서 중요한 악기의 하나.

강사(Gangsa)

가믈란 하면 우선 철금으로 연주하는 악기 소리가 가장 강렬하게 인상에 남아 있을 것이다. 나무나 금속망치로 쳐서 연주한다.

큰당(Kendang)

소가죽으로 만든 북. 옆에 서서 양쪽부터 진다. 무대 가장 앞에 놓이며, 가믈란 연주의 중심악기.

술링(Suling)

대나무로 만든 피리. 물 흐르듯 나는 소리가 특징. 보통은 강사 연주를 하는 사람이 같이 연주한다.

쳉쳉(CengCeng)

작은 모양의 심벌즈. 옆으로 사용하며 약간씩 흔들어 연주한다. 빠른 리듬으로 연주되는 항목에서 등장한다.

르밥(Rebab)

유일한 현악기로 주선율을 장식한다. 코코넛으로 만든 것들이 많다. 느긋하고 깊은 음을 들을 수 있다.

반드시 봐야할 13가지 춤

1. 레공 댄스(Legong)

우아한 레공 댄스는 댄서들이 특히 좋아하는 춤이다. 원래는 신선세계의 춤이었다고 하니 이 춤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해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추상적인 사지 동작을 강조하여 무슨 내용인지 감을 잡을 수 없기도 하지만, 화려한 의상은 단연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해 주고 있다.

공연이 시작되면 촌동은 공연의 시작과 함께 바닥에 있는 두 개의 부채를 집어 입장하는 두 명의 댄서 레공에게 나눠준다. 촌동 역할은 기술이 뛰어난 댄서가 맡아서 궁전의 시녀와 새를 표현한다. 그러려면 힘과 기술이 모두 뛰어나야 하는데, 촌동을 맡는 대부분의 댄서가 8세 이하의 여자 어린이라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과거에 레공 댄스는 다른 춤과 마찬가지로 남성만이 댄스에 참가할 수 있었다. 지금도 발리 섬에서는 여전히 남성 댄서가 대부분이지만 지금은 그들의 기술을 여성댄서들에게도 전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바난(Tabanan) 출신의 댄서 I Ketut Marya(1897~1968)와 현재 발리에서 가장 유명한 댄서인 Made Jalada 등은 모두 춤과 가믈란(Gamelan) 음악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댄서들이다. 특히 레공 댄스 분야에서 그는 심오한 댄스를 묘령 이전의 어린이 레공 댄서들에게 전수하여 Anak Agung Inten등의 훌륭한 댄서를 육성하기도 하였다.